
이긴 자도, 진 자도 정부를 세울 수 없는 선거였다. 이스라엘 총선의 최종 성적표가 확정됐지만, 120석의 주인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과반에 닿지 못한 두 진영 사이에서, 역대 최다 의석을 거머쥔 아랍계 정당들이 운명의 저울을 쥐었다.
승자 없는 선거, 확정된 성적표
이스라엘이 또다시 '승자 없는 선거'를 받아 들었다. 10월 27일 치러진 제26대 크네세트 선거는 전쟁과 분열로 얼룩진 정치의 현주소를 그대로 비췄다. 과반 61석을 확보한 진영이 없어, 개표가 끝나도 권력의 향방은 정해지지 않았다. 그 최종 성적표가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승인을 거쳐 확정됐다.
53대 48, 그리고 19
위원회는 이날 표결에서 찬성 15, 반대 2, 기권 14로 결과를 승인했고, 노암 솔베르그 위원장은 확정 결과를 이츠하크 헤르초그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전체 120석 가운데 네타냐후 총리의 리쿠드가 27석으로 제1당을 지켰고 리쿠드 중심 여권 블록은 53석에 머물렀다. 전 참모총장 가디 아이젠코트가 이끄는 야샤르는 21석, 야권 블록은 48석이다. 아랍계 공동리스트와 라암은 합계 19석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투표율은 77.9%로 수십 년 만의 최고치였다.
추천 경쟁이 시작됐다
솔베르그 위원장은 정치적 격동과 격렬한 이견 속에서도 선거 결과 존중이라는 기본 합의는 흔들린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헤르초그 대통령은 이날 각 당 대표들과의 협의에 들어갔다. 종교 시온주의와 샤스는 네타냐후를, 이스라엘 베이테이누와 브야하드, 민주당은 아이젠코트를 총리 후보로 추천했다. 아랍계 정당들까지 아이젠코트 추천에 기울면서 추천 의석이 67석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좁은 문 앞의 두 사람
무대는 이제 연정 협상장으로 옮겨졌다. 과반에 8석이 모자란 네타냐후와 아랍계의 손을 잡아야 하는 아이젠코트, 두 사람 모두 좁은 문 앞에 섰다. 새 크네세트는 10일 출범한다. 협상이 끝내 교착에 빠지면 재선거라는 악순환이 다시 시작된다. 헤르초그가 누구에게 조립의 열쇠를 쥐여 줄지, 이스라엘 정치의 시간이 다시 흐르기 시작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