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향해 누웠지
젖가슴 위에 손을 올려놓았어
가만히
피할 수 없는 황홀감에
눈을 감고 하늘을 향해 누웠지
설원의 숲속
열여덟 숫처녀 속살 같은
뽀얀 살을 드러내고도
당당하고 오만한 자작나무
눈을 감고 그리워했지
자작자작 타오르는 불의 따스함을
마법에 걸린 듯 미끄럼을 타다가
속살 한번 만져보지 못하고
차디찬 창공
타원형의 비행운에 갇혀
설원의 품속에서
몸을 떨었어
부러진 손목 가슴에 대고
다져진 눈 위에 또 눈이 얼어
밟히는 소리도 자작자작
잿빛 하늘에서 눈이 펑펑 내리면
숲으로 올 거야 자작나무 숲으로
겨울이 숨겨준 하얀 추억 찾으러

[노석주]
2019년 『월간 시』 등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