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부산문화재단 ‘올해의 포커스 온’ 작가 성백 아카이브 개인전- 제주 협재의 바람과 모래 위에 새긴 생명의 순환

“우리는 자연에서 왔고, 다시 어머니의 바다로 돌아간다”

성백 작가 기획·연출, 인체 설치 퍼포먼스 《Messenger_어머니의 바다_33.3921894 126.2367938》

제주 협재해수욕장 야자수나무길에서 펼쳐진 60분간의 생태적 대화

인체·모래·자연재료의 유기적 결합… 무분별한 문명 개발 속 성찰의 메시지

 

 

제주 협재해수욕장 야자수나무길(위도 33.3921894, 경도 126.2367938)에서 대지와 바다, 그리고 인간의 몸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대담한 생태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성백 작가가 기획 및 연출을 맡은 《Messenger_어머니의 바다_33.3921894 126.2367938》는 쉼 없이 몰아치는 문명의 개발 속에서 마모되어 가는 자연의 아픔을 위로하고, 생명의 근원인 '어머니'로서의 자연을 재조명한 현장 중심 퍼포먼스다.

 


 

특히 이번 작품은 성백 작가의 대표적인 생태·전위예술적 성과와 아카이빙 가치를 인정받아 부산문화재단 '2026 포커스 온(Focus On)' 작가 선정 기념 《포커스 온 퍼포먼스 아카이브 전》의 대표 퍼포먼스 10선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이번 프로젝트는 성백 작가의 연출 아래 무용가 우혜정이 모델로 출연하고, 홍라무가 모델 및 장소 섭외를, 이재웅이 영상 기록을 맡아 60분간 진행되었다.

 

 

좌표 위에 새긴 생명의 뿌리… 인체와 대지의 유기적 결합

작품 제목에 명시된 위도와 경도 좌표는 단순한 공간적 정보에 그치지 않는다. 개발의 손길이 끊임없이 침범하는 구체적인 대지의 지점 위에 인간의 신체를 밀착시킴으로써, 우리가 밟고 서 있는 자연이 단순한 배경이 아닌 생명 자체임을 직관적으로 증명한다.

현장에서 활용된 재료는 인간의 몸(인체)과 그 공간을 채우고 있던 모래, 주변 식물, 자연재료들이 전부였다. 인공적인 장식을 극도로 배제한 채, 흙과 모래를 몸에 얹고 바람을 맞아서는 행위는 "인간 역시 흙에서 와서 바람으로 스며들 존재"라는 서사를 온몸으로 웅변했다.

 

 

문명의 상흔과 ‘어머니의 품’이 지닌 순환성

성백 작가는 오랜 기간 '메신저(Messenger)'라는 화두를 통해 현대 문명과 생태계 사이의 균열을 고발해 왔다. 이번 작업 역시 섬을 휘감는 바람과 오름의 숨결을 품어온 제주의 자연이 무분별한 파괴와 개발 아래 상처받고 있음을 경고한다.

 

 

훼손되는 자연과 잃어버린 뿌리 개발이라는 명목하에 겹겹이 쌓인 문명의 흔적들은 자연의 순수한 표면에 깊은 상흔을 남긴다. 작가는 이러한 훼손이 결국 인간이 의지해 온 근원적 뿌리마저 흔들고 있음을 지적한다.

 

할머니, 어머니, 그리고 우리가 될 자연 작품 속 ‘어머니의 바다’는 포용과 순환의 상징이다. 내 어머니가 생을 마치고 자연의 일부가 되어 순환했듯, 자연은 우리의 할머니이자 어머니이며, 언젠가 우리 자신이 돌아갈 거대한 집이다. 퍼포머의 절제된 움직임은 자연으로부터 모든 것을 내어받았던 인류가 이제는 그 품으로 돌아가 성찰해야 함을 전달한다.

 

흙이 되고 바람이 되어… 몸으로 운반하는 생태적 경고

60분간 진행된 이번 퍼포먼스는 바다와 땅, 바람의 호흡을 직접 느끼고 받아들이는 숭고한 통과의례였다. 문명의 가속도 속에서 무감각해진 현대인들에게 이 퍼포먼스는 "과연 우리는 어디에서 왔으며,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제주 협재의 모래와 야자수 그늘 아래서 펼쳐진 성백 작가의 《Messenger_어머니의 바다》는 자연과 인간의 단절된 끈을 다시 잇는 영적·생태적 회복의 메시지이자, 우리가 지켜내야 할 근원에 대한 처절하고도 아름다운 보고서다.

 

작품명: Messenger_어머니의 바다_33.3921894 126.2367938

일시/장소: 2025년 7월 15일 14:30 / 제주 협재해수욕장 야자수나무길

재료/시간: 인체, 주변 자연재료, 모래, 식물 / 60분

기획·연출: 성백 / 출연: 우혜정 / 섭외: 홍라무 / 영상기록: 이재웅

 



작성 2026.09.13 12:57 수정 2026.09.13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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