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화성시 ‘니혼고우 봉담점’ 박민정 지점장 |
외국어를 공부할 때 우리는 종종 많이 아는 것과 잘 말하는 것이 같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단어를 외우고 문법을 익히고 문제를 풀다 보면 언젠가는 자연스럽게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막상 외국인을 마주하면 머릿속에 있던 문장들이 좀처럼 입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알고 있지만 말하지 못하는 언어. 박민정 니혼고우 강사가 일본어 교육에서 가장 오래 고민해온 지점도 바로 그 간극이었다.
화성시 효행구 봉담읍에서 ‘니혼고우 봉담점’을 운영하고 있는 박민정 니혼고우 강사는 일본어를 ‘공부하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사용하는 것’에 주목한다. 책을 보고 외우는 일본어도 필요하지만, 결국 언어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오갈 때 비로소 살아난다는 생각이다.
“저희는 공부만 하는 곳이라기보다 직접 말할 수 있게 배우는 곳이라고 생각해요. 일본어를 배우는 데 학습은 당연히 기본이지만, 최종적으로는 학생들이 나중에 자기 입으로 일본어를 뱉고 대화할 수 있게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가 말하는 ‘말할 수 있는 일본어’는 단순한 회화 수업을 의미하지 않는다. 기초를 제대로 쌓고, 배운 표현을 직접 활용하고, 자신의 문장으로 만들어보고, 소리 내어 읽는 과정까지 포함한다. 일본어를 머릿속 지식으로 남겨두지 않고 실제 언어로 바꾸는 과정이다.
자막 없이 보고 싶었던 마음, 일본어와의 첫 만남
박 강사에게 일본어는 처음부터 거창한 목표를 가지고 시작한 언어가 아니었다. 어린 시절 좋아했던 만화와 애니메이션이 출발점이었다. 자막을 통해 내용을 이해하는 것을 넘어 언젠가는 자막 없이 직접 알아듣고 싶다는 호기심이 생겼고, 그 마음은 고등학교 시절부터 본격적인 일본어 공부로 이어졌다.
혼자 일본어를 공부하던 그는 대학에 진학한 뒤 휴학을 선택하고 일본 오카야마로 어학연수를 떠났다. 직접 일본어를 듣고 말하며 언어를 경험하는 시간은 책으로 공부할 때와는 또 다른 감각을 선물했다.
이후 다른 회사에서 일하기도 했지만 일본어와의 인연은 끊이지 않았다. 결국 다시 자신이 가장 좋아했던 언어로 돌아왔고, 일본어 강사로 활동하며 지금의 길을 걷게 됐다.
돌이켜보면 그의 교육철학은 자신의 학습 과정과도 맞닿아 있다. 일본어가 쉬워 보이지만 막상 시작하면 어렵게 느끼는 사람들, 책으로는 열심히 공부했지만 실제 일본인을 만나면 말 한마디 나오지 않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시험을 위한 일본어’와 ‘사용할 수 있는 일본어’ 사이의 차이를 더욱 선명하게 보게 됐다.
그렇게 만들어진 공간이 ‘니혼고우 봉담점’이다.
▲ 사진 = 니혼고우 봉담점 |
빨리 가는 공부보다, 다시 돌아오지 않는 공부
박 강사가 일본어 교육에서 유독 강조하는 단어는 ‘기초’다.
일본어를 빨리 배우고 싶은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다. 그래서 짧은 기간에 많은 내용을 익히려는 학습을 선택하기도 한다. 하지만 기초가 충분히 다져지지 않은 상태에서 속도를 높이면 어느 순간 벽을 만나게 된다. 박 강사가 여러 학습자들을 만나며 발견한 공통적인 모습이었다.
“빨리 회화하고 싶어서 단기간에 공부했다가 다시 돌아오는 학생들이 많아요. 결국 기초가 제대로 안 돼 있어서 다시 시작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래서 ‘니혼고우 봉담점’에서는 기초를 단순히 지나가는 과정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자체적으로 제작한 교재를 활용해 처음 일본어를 접하는 사람도 차근차근 기본기를 쌓을 수 있도록 하고, 배운 내용을 바로 활용하도록 연습한다.
특히 히라가나조차 모르는 완전 초보자도 시작할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일본어의 기본 문자부터 문법, 표현까지 단계적으로 접근하면서 실제 말하기로 연결되도록 만든 교재다.
박 강사는 이 교재에 대해 초보자도 약 두 달 정도의 학습을 통해 일본어로 간단한 일기를 써보고 여행지에서 일본인과 기본적인 대화를 시도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설명한다. 일본어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에게 진입장벽을 낮춰주는 것이 교재의 중요한 역할이라는 것이다.
![]() ▲ 사진 = 니혼고우 봉담점 |
외운 문장이 아니라, 내가 만든 문장으로
그가 경계하는 것은 ‘암기만 하는 공부’다.
단어와 문법을 외우는 것은 분명 필요하다. 특히 시험을 준비한다면 암기는 피할 수 없는 과정이다. 그러나 실제 언어 사용까지 생각한다면 암기만으로는 부족하다.
“단어 하나를 외우더라도 직접 예시를 만들어보는 게 중요해요. 결국 자기 문장을 만들어보라는 이야기죠. 그리고 문장을 만들었다면 꼭 소리 내서 읽어봐야 해요. 읽고 듣는 것까지 가야 실제 일본어 공부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방식은 언어를 지식이 아닌 감각으로 익히는 과정과도 닮아 있다. 눈으로 보고, 머리로 이해하고, 손으로 문장을 만들고, 입으로 소리 내어 말하는 것. ‘니혼고우 봉담점’이 추구하는 일본어 학습은 이 네 가지 과정을 하나로 연결하는 데 가깝다.
▲ 사진 = 니혼고우 봉담점 |
히라가나도 모르던 학생, 5개월 뒤 일본어로 자신의 이야기를 하다
교육자의 철학은 결국 학생의 변화에서 증명된다. 박민정 니혼고우 강사가 일본어를 가르치면서 지금도 기억에 많이 남는 학생 역시 일본어를 처음 시작했던 한 학생이다.
“제가 기억에 많이 남는 학생 중에 한 명은 정말 일본어를 처음 시작했던 학생이에요.”
처음 만났을 당시 학생은 히라가나도 거의 모르는 상태였다. 일본어를 처음 접하는 만큼 수업 역시 히라가나를 읽는 것부터 시작했다. 간단한 단어와 문장을 하나씩 익히고, 배운 표현을 반복하면서 조금씩 일본어의 기본기를 쌓아갔다.
처음에는 일본어로 질문을 하면 대답하는 것 자체를 어려워했다. 머릿속에서 먼저 한국어로 생각한 뒤 이를 일본어로 바꾸는 데 시간이 필요했고, 짧은 문장 하나를 말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하지만 학생은 꾸준했다. 수업에서 배운 내용을 반복해서 익히고, 직접 말해보려는 연습도 계속 이어갔다. 그렇게 조금씩 쌓아온 시간이 5개월 정도 지나자 눈에 띄는 변화가 나타났다.
“처음에는 제가 하나하나 질문을 해줘야 겨우 대답하던 학생이었는데, 나중에는 제가 질문하지 않아도 본인이 먼저 일본어로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일상적인 대화도 자연스럽게 이어가고, 자기 생각이나 있었던 일을 일본어로 설명하기도 하고요.”
처음에는 한마디를 꺼내는 것조차 어려워했던 학생이 어느 순간부터 스스로 일본어로 이야기를 시작하기 시작한 것이다. 단순히 단어를 많이 알고 문법을 이해하게 된 것과는 다른 변화였다. 배운 일본어가 실제 대화로 이어지고, 자신의 생각을 일본어로 표현할 수 있게 된 순간이었다.
박 강사에게도 그 변화는 특별하게 다가왔다.
![]() ▲ 사진 = 니혼고우 봉담점 |
“그 모습을 보면서 저도 굉장히 뿌듯했어요.”
그는 이 학생의 변화가 일본어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에게도 중요한 의미를 보여준다고 말한다. 실제로 일본어를 배우고 싶어 하는 사람 가운데는 ‘히라가나도 모르는데 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부터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본어를 처음부터 잘할 필요는 없다. 히라가나 하나를 읽는 것에서 시작해 단어를 배우고, 문장을 만들고, 직접 소리 내어 말하는 과정을 꾸준히 반복하다 보면 어느 순간 일본어로 대화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 박 강사의 설명이다.
“정말 하나도 몰라도 괜찮아요. 이 학생을 보면서 저도 다시 한번 느꼈어요. 처음에 아무것도 몰라도 괜찮다는 걸요.”
그에게 이 학생은 단순히 일본어 실력이 향상된 학생으로만 기억되지 않는다. 일본어를 전혀 몰랐던 사람이 꾸준한 학습을 통해 ‘나도 일본어를 할 수 있구나’라는 자신감을 스스로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더욱 특별한 학생으로 남아 있다.
결국 박 강사가 말하는 일본어 교육의 목표 역시 여기에 닿아 있다. 많이 아는 일본어를 넘어, 자신이 배운 표현을 직접 꺼내 말하고 다른 사람과 대화를 이어갈 수 있는 일본어. 그 첫마디를 만들어주는 것이 ‘니혼고우 봉담점’이 지향하는 교육의 중요한 방향이다.
▲ 사진 = 니혼고우 봉담점 |
한마디의 뉘앙스에 숨어 있는 일본이라는 세계
박 강사가 일본어를 좋아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언어 속에 숨어 있는 섬세한 뉘앙스다.
같은 표현이라도 말투와 억양, 상황에 따라 전혀 다른 느낌으로 전달될 수 있다. 일본어의 ‘いいです(이이데스)’라는 표현도 대표적인 사례다. 상황에 따라 ‘좋아요’라는 의미가 될 수도 있고, ‘괜찮아요’, ‘됐어요’처럼 사양하는 의미로 사용될 수도 있다.
단어 하나를 알고 있다고 해서 그 언어를 모두 이해했다고 할 수 없는 이유다.
박 강사는 이러한 미묘한 차이를 알아가는 과정에서 일본어의 재미를 발견한다. 동시에 언어를 배우는 것이 단순히 외국어 하나를 추가하는 일이 아니라 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문화와 사고방식을 이해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일본어를 배우다 보면 자연스럽게 일본 사람들이 표현하는 방식, 관계를 맺는 방식, 상황을 바라보는 방식까지 들여다보게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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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담에서 시작해, 교실 밖으로
현재 박 강사의 가장 큰 목표는 무리하게 규모를 키우는 데 있지 않다.
그가 먼저 바라보는 곳은 자신이 터를 잡은 봉담이다. 지역 내에서 일본어를 전문적으로 배울 수 있는 공간이 많지 않은 만큼, ‘화성 봉담에서 일본어를 배우고 싶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으로 ‘니혼고우 봉담점’을 만드는 것이 우선적인 목표다.
그리고 그 다음을 바라보고 있다.
좋은 일본어 선생님들과 함께 새로운 교재를 만들고, 더욱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 나아가 학교와 기업을 직접 찾아가 일본어를 가르치는 출강 활동까지 영역을 넓히는 것이 그의 계획이다.
교습소라는 물리적인 공간 안에서 학생을 기다리는 교육을 넘어 자신이 직접 학교와 기업을 찾아가 언어를 전달할 수 있는 교육자로 성장하고 싶다는 것이다.
언어를 배우는 순간,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도 달라진다
인터뷰를 마치며 박민정 니혼고우 강사가 이야기한 일본어는 단순한 시험 과목이나 새로운 취미 이상의 의미로 다가왔다. 어린 시절 자막 없이 애니메이션을 보고 싶었던 작은 호기심에서 출발한 일본어가 이제는 누군가에게 새로운 세계와 연결되는 통로를 만들어주는 일이 됐다.
그가 강조하는 ‘말할 수 있는 일본어’ 역시 단순히 유창하게 말하는 기술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기초를 제대로 배우고, 직접 문장을 만들어보고, 소리 내어 읽으며, 실제 상황에서 한마디를 건네는 경험. 그 과정에서 언어에 대한 두려움을 조금씩 걷어내는 것이야말로 그가 생각하는 일본어 교육의 본질에 가깝다.
결국 언어는 머릿속에 저장해두는 지식이 아니라 밖으로 꺼내 누군가에게 건네는 순간 완성된다. ‘니혼고우 봉담점’이 지향하는 것도 바로 그 지점이다. 일본어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에게는 부담 없는 첫걸음을, 이미 공부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머릿속에 머물던 일본어를 실제 언어로 꺼내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
봉담에서 시작된 작은 일본어 교습소가 앞으로 학교와 기업 등 더 넓은 공간으로 활동 영역을 확장해간다면, 박민정 니혼고우 강사가 말하는 ‘말할 수 있는 일본어’의 가치 역시 더 많은 사람에게 닿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니혼고우 봉담점’의 교육 프로그램과 일본어 학습에 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공식 홈페이지(클릭 시 이동)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