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60년대 인천의 생활상과 정서를 무대 위에 옮긴 연극이 부평의 시니어 관객을 만난다.
극단 수레무대는 오는 9월 16일 오후 4시 부평문화사랑방에서 부평노인대학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1960 낭만 극장 〈토끼와 포수〉’를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2026 인천문화재단 예술창작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극단 수레무대가 주최·주관하고 대한노인회 부평지회가 모객에 협력했으며, 인천광역시와 인천문화재단이 후원한다. 극단 수레무대는 올초 부평구문화재단의 ‘2026 부평문화사랑방 입주단체’로도 선정되어, 부평구문화재단이 본 공연의 공간 협력으로도 참여한다. 부평 공연의 관람 대상은 사전에 모집된 부평노인대학 어르신들이다.
〈토끼와 포수〉는 한국 희곡의 거목 박조열 작가의 대표작으로, 1960년대를 배경으로 당시의 생활문화와 사람들의 관계, 정서를 연극적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이번 공연은 김태용 연출이 지휘를 맡아, 현재의 시선으로 과거를 설명하기보다 그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이 익숙하게 접했던 분위기와 생활의 풍경을 무대 언어로 되살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여기에 극단 수레무대 단원들이 오랜 시간 다져온 호흡과 생동감 넘치는 연기 앙상블이 더해져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
특히 작품의 배경을 인천이라는 지역의 기억과 연결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1960년대는 도시의 모습과 생활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던 시기다. 작품은 당시 인천에서 살아가던 사람들의 일상과 정서를 바탕으로 관객이 자신의 기억과 무대 위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겹쳐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번 사업에서 극단 수레무대가 중요하게 두고 있는 부분은 ‘시니어 관객’이다. 공연장을 자주 찾는 관객층을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문화예술을 접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어르신들이 생활권 가까이에서 공연을 만날 수 있도록 기획했다.

시니어 세대에게 1960년대는 책이나 기록으로 접하는 시대가 아니라 직접 경험했거나 가족과 이웃의 기억을 통해 공유해 온 시간이다. 이에 〈토끼와 포수〉는 과거를 소재로 삼는 데 머무르지 않고 관객 개인의 기억을 공연 경험과 연결하는 데 초점을 둔다. 무대에서 재현되는 당시의 생활상과 정서는 관객에게 자신의 청년기와 가족, 이웃, 지역사회를 떠올릴 수 있는 매개가 된다.
공연이 열리는 부평 역시 이러한 기획 방향과 맞닿아 있다. 오랜 시간 다양한 세대가 생활해 온 지역에서 당시를 경험한 주민들과 작품을 공유함으로써 지역의 생활문화와 개인의 기억을 공연예술 안에서 다시 살펴보겠다는 취지다.
극단 수레무대의 활동은 부평에서 끝나지 않는다. 이번 부평 공연을 시작으로 강화에서도 〈토끼와 포수〉 공연을 이어가며 인천 지역 내 시니어 관객과의 접점을 넓힐 계획이다. 같은 작품이라도 지역마다 관객이 간직한 경험과 기억이 다른 만큼, 부평과 강화라는 서로 다른 생활권에서 관객과 작품이 만나는 과정 자체도 이번 사업의 한 축을 이룬다.
이는 공연장을 중심으로 관객을 기다리는 방식이 아니라 작품이 지역과 관객을 직접 찾아가는 형태다. 특히 시니어 세대가 익숙한 지역 공간에서 자신들의 시대와 맞닿은 이야기를 접하도록 함으로써 공연예술과 일상 사이의 거리를 좁히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극단 수레무대는 이번 〈토끼와 포수〉를 통해 1960년대 인천의 생활문화를 공연예술로 풀어내는 동시에, 시니어 세대가 문화예술의 관객으로 지속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지역 공연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